1일차.
< 성불(成佛)하시라 >
오늘은 성불산 자연휴양림이다. 랄라의 pc방 광클릭 수고 덕분에 충남 괴산 자연의 품속에서 1박2일 조합 월모임을 했다. 불교의 성불(成佛)과는 관계없다지만 얼추 성불할 것 같은 자연환경이다. 가장 늦게 도착할 줄 알았던 미르 차(솔이, 봄봄 탑승)가 도착점 첫 테이프를 끊었다. 룰루 차(랄라 탑승)는 오는 길에 농협 하나로 마트를 들러 오느라 그 다음으로 도착했다. 늘 귀빈이나 주인공은 마지막이라했던가. 신비 차(옹달샘, 고래 탑승)가 마지막으로 도착했다. 함께 올 줄 알았던 밍코는 막판 논문 준비로 여념이 없단다. 엄청 오고 싶었을텐데 고놈의 논문이 무섭긴 무섭다. 그렇지만 고통 뒤에 기쁨이 있으리라 믿으며 논문 마무리를 잘하길 모두가 기원했다. 엘라는 늦은 퇴근으로 내일 새벽에 온다니 안전 운전하시라.
마트에서 사 온 식품을 냉장고에 정리하고 슬슬 바베큐를 위해 숯불을 피운다. 연가까지 냈다는 솔이가 숯불바베큐 쉐프로 나섰다. 동생들 먹여살리려는 오빠처럼 폼이 자연스럽고 어울린다. 룰루와 랄라는 성불산 초행팀을 위해 저녁을 준비하고 있을테니 산책을 다녀오라고 배려해 주었다. 산책팀(옹달샘, 고래, 미르, 신비, 봄봄)은 가볍게 둘레를 걸었다. 시민들의 휴양을 위해 산 여기 저기를 꾸민 애씀이 느껴졌다. 잠시 무인카페에 들러 얘기 나누다보니 고기가 다 구워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와우~ 소고기와 돼지고기, 버섯, 파프리카가 맛있게 구워졌다. 숙소 앞 나무 테이블에 손맛 가득한 반찬이 차려졌다. 신비의 어머니는 몸은 안 오시지만 늘 식탁에서 반찬과 함께 기억하게 된다. 이번에도 맛있는 오이지를 보내주셨다. 룰루와 랄라는 이번에도 김치, 미역줄기 등 여러가지 밑반찬을 해 왔다. 감사함을 넘은 감정은 무엇으로 표현할지 이럴 때 고민이다. 어쨌든 모처럼 도시를 떠나 자연 속 밤하늘 아래서 맛나게 먹고 마시며 웃고 떠들었다. 막간을 이용해 따끈따끈한 새내기 조합원 뚝바와의 영상통화도 돌아가면서 하고, 미르의 생일 축하파티도 했다.ㅋㅋ 이후 2부는 실내에서 이어갔다.
밥상 위에 펼쳐진 욕구카드 중 2장을 뽑는다. 하나는 지금까지 관심갖고 살았던것, 하나는 앞으로 관심 갖고 싶은 것이다. 뽑은 카드로 돌아가면서 이야기 하는 덕분에 각자의 지나 온 삶의 단면을 알 수 있었고, 앞으로의 삶의 계획을 엿들을 수 있었다. 특히, 옹달샘의 이야기는 그 자체가 '대하 서사시'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빠져든 시간이다. 그냥 대 놓고 이야기 하자면 하기 어려운데 이렇게 간단한 도구(?)의 힘을 빌리면 술술 나오니 신기하다. 나를 드러낸다는 것은 누구나 쉽지 않은데 이렇게라도 자신의 속마음을 나누니 한뼘 가까워지고 따뜻하다. 조합의 여러가지 일로 바쁜 신비가 모임의 내용까지 준비해 주어 늘 고맙다. 제비뽑기로 뽑은 짝지에게 보내는 응원의 말을 생각하며 첫 날밤을 마무리 했다.
2일차.
< 케렌시아 >
늦은 취침에도 불구하고 모두 일찍 일어났다. 새벽에 내려 온다던 엘라도 밝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새벽4시 30분에 출발했다는데 혼자 오는 새벽길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궁금했다.
아침 미사가 시작되었다. '하느님은 너를 지키시는 분' '선한 능력으로' 등 좋아하는 성가와 함께 하니 더욱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시간이었다. 미사 중 어제 제비뽑기로 뽑은 짝지에게 주는 메시지를 나누었다. 짧지만 명확하게 상대를 소개했고, 그를 위해 뽑은 메시지 카드는 응원의 선물이었다. 어느 새 우리가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기도하며 서로 사랑하는 여함 공동체가 주님이 보시기에도 참 아름다웠으리라 생각하며 미사를 드렸다.
예정보다 미사가 늦게 끝나 숲치유프로그램 시작에 맞추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그렇다고 아침식사를 포기할 우리가 아니다. 박사보다 밥사를 더 처주는 우리 조합에선 과감히 숲치유프로그램을 조금 늦게 참석하는 걸로 만장일치를 봤다. 어제 저녁에 이어 아침식사도 거하게 먹고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숲치유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선한 인상의 숲해설사분의 안내로 마당에서 긴 작대기를 활용한 몸풀기 후 맨발로 숲길을 걸었다. 비 온뒤라 더 촉촉하게 느껴진다. 발이 느끼는 감각이 온몸에 전해졌다. 돌멩이에 닿는 느낌, 질척한 땅에 닿는 느낌, 이끼 카펫에 닿는 느낌. 다양한 감각이 우리를 깨어나게 한다. 맨발 걷기 마무리는 해먹에서의 편안한 쉼이었다.
다음은 옹달샘 지인의 초대로 괴산 한살림에 갔다. 여기까지 와서 이런 문화생활을 누릴 줄이야. 귀호강하는 시간이었다. 나중보니 우리가 만난 ‘아리’는 유명한 오카리니스트였다. 옹달샘 덕분에 괴산에 귀농한 분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는데 이분들은 한국노동운동사에 한획을 긋는 분이라고 했다. 이쯤되니 배꼽시계가 울린다. 랄라가 산막이길 얘기하면서 늘 ‘도토리묵에 막걸리’가 셋트로 나왔는데 오전 숲강사님께 좋은 식당을 안내 받은 듯 하다. 달리자. 옛길식당으로!
옛길 식당에 다 모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누구보다 빨리 오고 싶었을 룰루랄라가 길을 잘못 들어 우리가 식사를 거의 끝낼 무렵왔다. 날은 덥고 마음은 조급했을 둘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누구보다도 미르가 정갈한 한상차림에 심혈을 기울였다. 뒤늦게 도착한 룰루와 랄라의 식사가 끝나갈 무렵이 되니 얼추 4시가 되었다. 지금 상행길에 오르면 무척 막힌다는 얘기와 함께 산막이길을 걷자파와 소금강휴게소 계곡파로 나뉘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산막이길 산책로라도 걷자파는 신비,룰루,랄라, 고래, 봄봄이다. 이 더위에 걷기는 무리니 계곡에서 쉬고 있겠다파는 옹달샘, 미르, 솔이, 엘라다. 우리는 옛길식당 앞에서 작별을 고하고 각자 미션지로 향했다. 산막이길은 도보와 배편을 이용해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됐다.
2시간 후 소금강휴게소에 다시 모였다. 아까부터 휴게소 옆 계곡에서 물에 발 담그고 있던 분들은 노곤노곤한지 한숨자거나 편안한 자세로 쉬고 있다. 막판 피치를 올린 산막이길 팀은 힘들었지만 오랜 숙원사업을 마친 홀가분한 느낌이다. 뒤늦게 물에 발 담그고 놀고 있는데 주문한 ‘닭백숙과 닭볶음탕’이 나왔단다. 미르가 쏜 닭백숙과 닭볶음탕은 값은 좀 비쌌지만 모두 맛있었다고 했다. 배도 부르고 뽀지고 논 하루다. 저녁 8시가 넘어 뉘억뉘억해지는 저녁하늘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자연스런 흐름 속에서도 질서가 있고, 넉넉한 웃음이 멈추지 않았던 1박2일을 보냈다. 여함모임은 각자에게 ‘케렌시아’가 아닐까싶다. 그 힘으로 다시 세상을 산다.
1일차.
< 성불(成佛)하시라 >
오늘은 성불산 자연휴양림이다. 랄라의 pc방 광클릭 수고 덕분에 충남 괴산 자연의 품속에서 1박2일 조합 월모임을 했다. 불교의 성불(成佛)과는 관계없다지만 얼추 성불할 것 같은 자연환경이다. 가장 늦게 도착할 줄 알았던 미르 차(솔이, 봄봄 탑승)가 도착점 첫 테이프를 끊었다. 룰루 차(랄라 탑승)는 오는 길에 농협 하나로 마트를 들러 오느라 그 다음으로 도착했다. 늘 귀빈이나 주인공은 마지막이라했던가. 신비 차(옹달샘, 고래 탑승)가 마지막으로 도착했다. 함께 올 줄 알았던 밍코는 막판 논문 준비로 여념이 없단다. 엄청 오고 싶었을텐데 고놈의 논문이 무섭긴 무섭다. 그렇지만 고통 뒤에 기쁨이 있으리라 믿으며 논문 마무리를 잘하길 모두가 기원했다. 엘라는 늦은 퇴근으로 내일 새벽에 온다니 안전 운전하시라.
마트에서 사 온 식품을 냉장고에 정리하고 슬슬 바베큐를 위해 숯불을 피운다. 연가까지 냈다는 솔이가 숯불바베큐 쉐프로 나섰다. 동생들 먹여살리려는 오빠처럼 폼이 자연스럽고 어울린다. 룰루와 랄라는 성불산 초행팀을 위해 저녁을 준비하고 있을테니 산책을 다녀오라고 배려해 주었다. 산책팀(옹달샘, 고래, 미르, 신비, 봄봄)은 가볍게 둘레를 걸었다. 시민들의 휴양을 위해 산 여기 저기를 꾸민 애씀이 느껴졌다. 잠시 무인카페에 들러 얘기 나누다보니 고기가 다 구워졌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와우~ 소고기와 돼지고기, 버섯, 파프리카가 맛있게 구워졌다. 숙소 앞 나무 테이블에 손맛 가득한 반찬이 차려졌다. 신비의 어머니는 몸은 안 오시지만 늘 식탁에서 반찬과 함께 기억하게 된다. 이번에도 맛있는 오이지를 보내주셨다. 룰루와 랄라는 이번에도 김치, 미역줄기 등 여러가지 밑반찬을 해 왔다. 감사함을 넘은 감정은 무엇으로 표현할지 이럴 때 고민이다. 어쨌든 모처럼 도시를 떠나 자연 속 밤하늘 아래서 맛나게 먹고 마시며 웃고 떠들었다. 막간을 이용해 따끈따끈한 새내기 조합원 뚝바와의 영상통화도 돌아가면서 하고, 미르의 생일 축하파티도 했다.ㅋㅋ 이후 2부는 실내에서 이어갔다.
밥상 위에 펼쳐진 욕구카드 중 2장을 뽑는다. 하나는 지금까지 관심갖고 살았던것, 하나는 앞으로 관심 갖고 싶은 것이다. 뽑은 카드로 돌아가면서 이야기 하는 덕분에 각자의 지나 온 삶의 단면을 알 수 있었고, 앞으로의 삶의 계획을 엿들을 수 있었다. 특히, 옹달샘의 이야기는 그 자체가 '대하 서사시'였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한참을 빠져든 시간이다. 그냥 대 놓고 이야기 하자면 하기 어려운데 이렇게 간단한 도구(?)의 힘을 빌리면 술술 나오니 신기하다. 나를 드러낸다는 것은 누구나 쉽지 않은데 이렇게라도 자신의 속마음을 나누니 한뼘 가까워지고 따뜻하다. 조합의 여러가지 일로 바쁜 신비가 모임의 내용까지 준비해 주어 늘 고맙다. 제비뽑기로 뽑은 짝지에게 보내는 응원의 말을 생각하며 첫 날밤을 마무리 했다.
2일차.
< 케렌시아 >
늦은 취침에도 불구하고 모두 일찍 일어났다. 새벽에 내려 온다던 엘라도 밝은 모습으로 나타났다. 새벽4시 30분에 출발했다는데 혼자 오는 새벽길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궁금했다.
아침 미사가 시작되었다. '하느님은 너를 지키시는 분' '선한 능력으로' 등 좋아하는 성가와 함께 하니 더욱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시간이었다. 미사 중 어제 제비뽑기로 뽑은 짝지에게 주는 메시지를 나누었다. 짧지만 명확하게 상대를 소개했고, 그를 위해 뽑은 메시지 카드는 응원의 선물이었다. 어느 새 우리가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기도하며 서로 사랑하는 여함 공동체가 주님이 보시기에도 참 아름다웠으리라 생각하며 미사를 드렸다.
예정보다 미사가 늦게 끝나 숲치유프로그램 시작에 맞추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그렇다고 아침식사를 포기할 우리가 아니다. 박사보다 밥사를 더 처주는 우리 조합에선 과감히 숲치유프로그램을 조금 늦게 참석하는 걸로 만장일치를 봤다. 어제 저녁에 이어 아침식사도 거하게 먹고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숲치유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선한 인상의 숲해설사분의 안내로 마당에서 긴 작대기를 활용한 몸풀기 후 맨발로 숲길을 걸었다. 비 온뒤라 더 촉촉하게 느껴진다. 발이 느끼는 감각이 온몸에 전해졌다. 돌멩이에 닿는 느낌, 질척한 땅에 닿는 느낌, 이끼 카펫에 닿는 느낌. 다양한 감각이 우리를 깨어나게 한다. 맨발 걷기 마무리는 해먹에서의 편안한 쉼이었다.
다음은 옹달샘 지인의 초대로 괴산 한살림에 갔다. 여기까지 와서 이런 문화생활을 누릴 줄이야. 귀호강하는 시간이었다. 나중보니 우리가 만난 ‘아리’는 유명한 오카리니스트였다. 옹달샘 덕분에 괴산에 귀농한 분들과도 인사를 나누었는데 이분들은 한국노동운동사에 한획을 긋는 분이라고 했다. 이쯤되니 배꼽시계가 울린다. 랄라가 산막이길 얘기하면서 늘 ‘도토리묵에 막걸리’가 셋트로 나왔는데 오전 숲강사님께 좋은 식당을 안내 받은 듯 하다. 달리자. 옛길식당으로!
옛길 식당에 다 모이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누구보다 빨리 오고 싶었을 룰루랄라가 길을 잘못 들어 우리가 식사를 거의 끝낼 무렵왔다. 날은 덥고 마음은 조급했을 둘의 상황을 안타까워하며 누구보다도 미르가 정갈한 한상차림에 심혈을 기울였다. 뒤늦게 도착한 룰루와 랄라의 식사가 끝나갈 무렵이 되니 얼추 4시가 되었다. 지금 상행길에 오르면 무척 막힌다는 얘기와 함께 산막이길을 걷자파와 소금강휴게소 계곡파로 나뉘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산막이길 산책로라도 걷자파는 신비,룰루,랄라, 고래, 봄봄이다. 이 더위에 걷기는 무리니 계곡에서 쉬고 있겠다파는 옹달샘, 미르, 솔이, 엘라다. 우리는 옛길식당 앞에서 작별을 고하고 각자 미션지로 향했다. 산막이길은 도보와 배편을 이용해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됐다.
2시간 후 소금강휴게소에 다시 모였다. 아까부터 휴게소 옆 계곡에서 물에 발 담그고 있던 분들은 노곤노곤한지 한숨자거나 편안한 자세로 쉬고 있다. 막판 피치를 올린 산막이길 팀은 힘들었지만 오랜 숙원사업을 마친 홀가분한 느낌이다. 뒤늦게 물에 발 담그고 놀고 있는데 주문한 ‘닭백숙과 닭볶음탕’이 나왔단다. 미르가 쏜 닭백숙과 닭볶음탕은 값은 좀 비쌌지만 모두 맛있었다고 했다. 배도 부르고 뽀지고 논 하루다. 저녁 8시가 넘어 뉘억뉘억해지는 저녁하늘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아쉬운 작별을 했다. 자연스런 흐름 속에서도 질서가 있고, 넉넉한 웃음이 멈추지 않았던 1박2일을 보냈다. 여함모임은 각자에게 ‘케렌시아’가 아닐까싶다. 그 힘으로 다시 세상을 산다.